CNN이 선정한 ‘한국 가장 아름다운 사찰 33곳’ 중 유일하게 경기도 소재 사찰로 선정된 운길산(雲吉山) 수종사(水鍾寺)에 가봤다. 운길산 정상 바로 아래 터 잡은 사찰이라 교통편 검색을 해보니 사찰 입구에 주차공간이 있다 하는데 산행 삼아 운동 삼아 찾아간 길이라 산 아래 물의정원제3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쉬엄쉬엄 산길 1시간 걸어 수종사에 닿았다. 차로가 열린 산길을 걷다보니 경사가 너무도 가팔라 쫄보인 나로서는 산 아래 차 파킹하고 걸어 올라가길 정말 잘했다 싶었다.

경험 상 산허리 위쪽에 터 잡은 절일수록 공간 제약 때문에 별 볼품이 없게 마련이라 수종사 역시 아담한 규모이기는 하였지만 무릇 절이 갖추어야 할 것은 지대로 다 갖춘 절이었으며 일주문에서 해탈문에 이르는 정갈한 돌길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수종사하면 대웅전과 수령 500년의 노거수 은행나무 앞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 양수리의 장쾌한 경관이 아닐까 한다. 단정한 대웅보전 앞 파초(芭蕉) 역시 볼거리였고 특별한 조형미를 뽐내며 대웅보전 옆에 서 있는 팔각오층석탑 역시 수종사의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기억의 퍼즐 조각으로 남을 것이다.

수종사 대웅보전 오른편에 잘 지은 맞배지붕 한옥 삼정헌(三鼎軒)이 있는데 수종사를 찾는 중생들에게 무료로 차를 따라주는 곳이라 한다. 거기 앉아 절 차를 음미하며 먼 두물머리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텐데 싶었지만 절 차보다 곡차(穀茶)가 고픈 중생은 등산화 벗기가 번거로워 수종사 은행나무 노랗게 물들 때 또 한 번 기약하며 산길을 걸어 서둘러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언제부터인가 산길은 내려갈 때 더 힘들다. 나이 탓이리라.
2025. 9. 25.
경기도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
雲吉山 水鍾寺
Sujongsa Buddhist Temple, Namyangju, Korea
배경음악: 김영동 곡 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