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중앙시장 산골 순대국밥
2024. 11. 28.
서울대입구역 근처 안과에 다니면서부터 검진 받고 나서 나도 모르게 정든 산골을 찾는 사람마냥 한 달 두 달 텀으로 인근 맛집으로 알려진 봉천중앙시장 안 순대국밥집 산골에서 순대국밥 한 뚝배기 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순대국밥집 산골은 요즘은 맛집 유튜버로 유명한 만화가 허영만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찾아가게 되었는데 처음 방문 했을 때는 순대국밥이 어디서 한 뚝배기하든 딱히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나 그저 그러네 하다가 이번 주 안과 다녀오고 나서 자연스럽게 또 산골에서 순대국밥 한 뚝배기해야겠다 생각 하면서 대체 산골의 순대국밥이 뭐가 특별해서 그 동네 가면 산골을 다시 찾게 되는가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 했다. 산골의 기본 메뉴는 매운 순대국밥인데 시뻘건 국물이 뚝배기에서 설설 끓어오르는 시각적 강렬함이 산골을 찾는 많은 고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아니가 싶고 여기에 깻잎으로 순대국밥의 잡내를 잡아내는 것 역시 다른 집과 차별되는 특징이 아닐까 싶었다. 깻잎, 우리는 잘 모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고수를 능가하는 강력한 향신 채소라고 한다. 거기다 처음 국밥을 받아 국물을 뜰 때는 뚝배기의 잔열로 끓어오르는 그 강력한 열기에 때문에 느끼지 못하다가 국밥을 떠먹을수록 흡사 마늘을 때려 넣었나 싶은 얼얼한 마늘 향과 맛을 느끼는데 좋게 말해 식재료 아낌없이 쓰는 산골이라 하겠다.
순대국밥에 막걸리 한 병, 잡고기 수육이 함께 나오는데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다 먹나 하다가 땀 삐질삐질 흘리며 끝내 완뚝한 후 저녁 무렵까지 도무지 가시지 않고 목구멍으로 역류하는 꼬릿한 돼지고기 냄새, 깻잎 냄새, 마늘 냄새 때문에 다시는 산골에 가지 않겠다 하다가 안과 검진 날이 다가오면 산골 생각이 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산골 순대국밥의 그 강렬함 때문이 아닌가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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