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장설렁탕
설설 끓는 뚝배기에 꼬릿한 내음 풍기는 설렁탕 한 그릇이 생각이 간절한 계절에 설렁탕 맛집으로 알려진 서소문 중림장설렁탕에서 설렁탕 한 그릇 했다. 그 동네에서 이제 제법 고참 빌딩이 된 한국경제신문빌딩이 자리 잡은 소서문 일대 행정명이 중림동인 것을 이번에 중림장 찾아가며 처음 알았다.
유명한 업소라 네이버 지도에는 방문 후기 글이 2천 건이 넘는데 정작 네이버 지도로 입구를 쉽게 찾지 못해 근처를 한 바퀴 돌고 서야 겨우 업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재개발로 업소 근처는 신축 고층 건물이 들어 찾는데 키 낮은 낡은 옛 건물 안쪽에 자리 잡은 중림장의 인테리어는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 그대로였다.
두꺼비 일병에 설렁탕특을 받아 대파 후추가루 팍팍 뿌리고 굵은 소금 간을 한 후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넣으니 어 하는 할배 신음 소리가 나도 몰래 튀어나와 흠칫 당황했다. 설렁탕은 뽀얀 국물이 아니라 누런 국물이 진짜배기인데 중림장의 설렁탕 국물이 그 진짜배기였다. 국밥집 성패의 반은 김치에 달렸는데 함께 내온 김치 역시 달지 않게 잘 익은 맛이라 이미 반은 접고 들어가는 맛이 아닌가 했다.
업소 인기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신축 고층건물들과 거기에 깃든 많은 직장인들 때문이기도 할 것인데 피크 타임에는 나도 모르게 후딱 먹고 나가야겠다는 조바심이 생겨 느긋하게 음식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다음번에는 피크 타임을 피해 중림장에서 설렁탕 국물 떠먹으며 수육 안주에 두꺼비 한 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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