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3.

 

대농이라는 기업이 있었다. 1970년대와 80년대 섬유 봉제산업으로 큰 기업을 일으킨 회사로 1997년 IMF 때 부도를 맞아 도산했다고 한다. 이 대농의 큰 공장이 안양 구도심에 자리잡고 있었고 섬유 봉제산업이라는 게 대규모 노동집약산업이라서, 즉 종업원들이 빠글빠글 모여드는 산업이라서 자연스럽게 공장 주변에 큰 상권이 들어섰는데 공장은 사라졌어도 상권은 명맥을 유지한 채 남아 오늘날 이 상권이 들어선 길을 댕리단길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 댕리단길 초입에 유튜브 보다가 맛집 추천으로 알게된 깜장콩이라는 상호의 짱깨집, 쭝국집이 있다. 솔까 대항밍국의 그 수많은 짱깨집에서 파는 짜장면에 무슨 차별화된 특징이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집인데 깜장콩에는 최소한 분명히 차별된 특징이 있었는데 물가가 미쳐 돌아가는 이 수상한 시절에 2023. 10. 기준 아직 짜장 한 그릇 5천 원, 내가 좋아하는 간짜 한 그릇 6천 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어른 둘이 먹어 넉넉한 양의 탕수육 한 접시와 짜장 두 그릇 세트 메뉴로 2만 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아무리 혜자스러운 가격에 파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음식 맛 구리면 아무 의미없겠는데 내 기준으로는 살며 지금껏 가본 그 수많은 짱깨집 짜장과 비교하여 깜장콩 짜장의 양이 적지 않았을 뿐더러 가격 때문에 받은 감동 때문인지 오늘 세번 째 방문하여 맛본 간짜는 더욱 맛났을 뿐 아니라 간짜 위에 얹힌 겨란 후라이 때문에 진정 간짜의 정석을 보는듯 했다. 이 수상하고 험한 세월에 진정한 가성비 맛집에 목마른 식객이라면 한번쯤 찾아갈 볼만한 맛집이라 약소하게 추천의 글 몇 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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