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

TATE MODERN, LONDON, UK

2012. 5. 22.

 

Jonathan Stewardson, View from the Tate Modern

조너선 스튜어드슨, 테이트 모던에서 바라본 풍경

 

 

위의 그림은 아주 오래 전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내 눈에 든 그림이다. 이 그림이 내 눈에 들었을 때는 내가 영국 주재원으로 영국에서 제법 오래 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림의 제목이 분명한 실마리를 주고 있음에도 그때는 그림의 창문 너머 바깥 풍경에 대해 무관심했다. 그러다 며칠 전 오래된 블로그 포스팅을 보다가 올 봄 런던에서 내가 사진을 찍었던 자리가 위 그림을 그린 화가의 눈에 들어 회화로 표현된 바로 그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위 그림의 배경이 된 장소이면서 또한 내가 사진을 찍었던 장소는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이라는 런던의 국립현대미술관이며 그 미술관의 4층인가에는 템스강과 그 강 너머 세인트폴성당이 잘 보이는 멋진 카페가 있다. 작년 5월 그 카페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사진을 찍으며 행복했다. 그리고 오늘 밤 오래 전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그림과 내가 찍은 못 찍은 사진을 오버랩 시켜 보았다. 오래 전 나는 창 안쪽 풍경, 가방이 놓인 빈 의자와 그 빈 의자 옆의 남자가 그려진 그림을 놓고 잡문을 남겨 놓았는데 오늘 못 찍은 내 사진을 그때의 잡문에 겹쳐 놓고 보니 그림은 세인트폴성당과 템스강과 그 위를 가로질러 놓인 밀레니엄 다리와 테이트 모던 그 자리가 익숙한 젊은 화가의 이야기와 그림이 함께 놓여 있었던 것이다.

 

며칠 전 본 TV 대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를 이야기하는 장면을 본 적 있다. 그 장면을 보며 꼽아보니 내 기억 속의 몇몇 장면들이 머리를 스치기는 했어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 하나를 쉽게 꼽을 수는 없었다. 행복한 순간에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영국에 왔을 때처럼 영문도 모른 채 위 그림을 발견한 순간, 그 그림을 앞에 두고 잡문이 떠오른 순간, 봄볕을 앞에 두고 테이트 모던의 카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던 순간 그리고 오늘 옛 포스팅을 살피다가 이 모든 과정이 하나로 조합되는 순간, 하나 하나가 내게 행복했던 순간일 것이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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