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7.
주말 한강으로 자전거 타러 나갔다가 한강 하구에 자전거를 대고 하늘을 쳐다보니 정월 대보름을 향해 차오르는 하얀 낮달이 떠 있고 낮달 아래 흐르는 물길의 궤적을 따라 북서에서 남동으로 철새들이 쉼없이 날개 짓을 이어 날아가고 있었다. 겨울 한강에 서면 철새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철새들이 그들 이동 경로의 지표로 큰 하천을 참고 삼는 까닭이 아닐까 한다.
이런 생각을 하자니 근래 얽히고 설키고 마침내 꼬여버린 내 삶의 지표는 대체 무엇으로 삼아야 하나 난감할 뿐이라 비록 철새의 날갯짓이 중력이라는 자연법칙을 거슬러서라도 살기 위해서는 날아야 하는 치열한 생존의 몸부림이라 할지라도 길이 정해져 있고 갈 곳이 정해져 있는 철새들이 잠시 부럽기까지 했다. 이 겨울이 가고 다시 한강에 서면 남동으로 북서로 진로를 잡은 철새의 비행을 보게 될 것이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