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영, 「또 다른 시선」, 2015, 가나아트센터

2016. 2

 

젊었을 때는 점쟁이 찾아다니고 집에 부적을 붙이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일이 내 뜻대로 안되는 이유는 내 노력이 부족했거나 내 판단이 틀렸기 때문이지 그 외 다른 알 수 없는 힘이 내 삶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살면 살수록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심사에 숙고를 거듭해도 일이 내 뜻대로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제야 점쟁이 찾아다니고 집에 부적 붙이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점집을 찾아간 적도 없고 점집에서 얻어온 부적을 지갑에 넣고 다니거나 집에 붙여본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소심하게 블로그 포스팅에 마네키 네코를 올려보기도 하고 블로그 머리에 입춘대길(立春大吉)을 걸어 두기도 하지만 일은 꼬이고 마음만 어수선하다. 예수께서는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많은 사람들을 먹이셨고 그래서 오늘날 예수를 모시는 제단에는 떡과 물고기를 상징하는 장식이 자주 등장할뿐더러 동양에서도 예로부터 물고기의 활기찬 움직임을 담은 회화가 집안의 복락을 가져준다 하여 집에 물고기를 그림을 걸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에는 열심히 해서도 안되고 심사숙고를 해봐도 허사일 뿐인 내 일상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무언가에 대한 목마름이 간절해서 전시회에서 본 어느무명 작가의 물고기 그림을 포스팅해 본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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