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걸작

Yoritomo Raises His Battle Standard │ Takeda Hideo │ 1985 │ British Museum

源平 源賴朝旗揚げ │ 武田秀雄 │大英博物館

영국박물관

2013. 1.

 

런던 홀본에 있는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 일본실에서 위 그림을 보았을 때 정말 멋진 작품이다 감탄했다.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물결치듯 사람들의 움직임이 흘러내리고 이 움직임 위에 화려한 채색 갑옷을 입은 무사들을 얹어 놓은 한편 화면 전체에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파동을 그은 후 이 파동 사이를 여백으로 남겨 놓았으니 화려하나 단순하고 힘찬 움직임이 느껴지는 표현력이 대단한 작품이었다.

그림은 단순한 조형과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동아시아 회화 전통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일본화 특유의 소재와 패턴을 잘 살리고 있었다. 이렇게 영국박물관 일본실에서 사진으로 담아온 작품을 평하고 보니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일본이라는 주제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마음 속에 있는 의견을 대놓고 꺼내기가 언제나 불편한 주제이다. 영국박물관 한국실은 마치 불편한 이웃끼리 마주보고 있듯 일본실과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