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2012 HUP
Great Yarmouth, Norfolk, UK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어폰 끼고 연주곡 두 곡을 연이어 들었다. 지하철 안에 앉은 승객 대부분은 고개를 꺾어 얕은 잠에 들었고 나도 반쯤은 졸면서 의식을 귓가에 흐르는 음악에 얹어 버렸나 보다. 운전을 하지 않으면 지하철이건 버스건 일단 차라는 것에 탄 이상은 대부분 눈부터 감고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일상적인 나라에서 영국에 일하러 간 나는 영국에서 차 안에서 조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이 사람들 참 이상하다 했었다.
영국의 일상은 따분했고 그 따분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때문에 차를 타고 따로 쪽잠을 청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한참 영국 생활이 익숙해진 뒤에 나름 내린 결론이다. 분주한 서울의 출근길에서 「바다가 들린다」는 연주곡을 들으며 영국의 그 따분한 일상이 그립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상태를 두고 우리는 따분하다 느끼기도 하며 평온하다고 느끼기도 하니 이것도 마음먹기 달린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영국에서 담아온 못 찍은 사진 속 바다 풍경은 참 따분하기도 하고 참 평온하기도 하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