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2015 HUP
어릴 때 동네에 모과나무집이 있었다. 표준어가 모과인데 그때는 모개라고 했다. 그 집 딸의 별명은 모개였고 그 어머니는 모개 엄마였다. 인물이 못난 여자를 빗대어 모개라고 했는데 별명이 모개였던 그 여자아이 얼굴은 기억 나지 않지만 왜 못난 여자를 모개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잘 익은 모과는 노란색 빛깔이 선명한데다 그 향마저 기가 막히게 좋아서 한 입 베어 물고 싶었다. 물론 신맛 때문에 모과를 과일로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도 잘 익은 모과를 보면 여전히 한 입 베어 물고 싶다. 잘 익은 모과를 주렁주렁 매단 모과나무 한그루 사진에 담으며 저 모과로 술을 담그면 좋겠다 싶었다. 모과처럼 올가을도 참 잘 익었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