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충동구매식으로 사들인 카메라가 있다.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으나 찍은 사진의 결과가 들쭉날쭉이었다. 중고로 내다 팔까 하다 그마저 귀찮아 방구석에 묵혀두고 있던 카메라를 최근에 다시 꺼내 메뉴얼을 다시 읽으며 주위의 사물을 담는 습작을 찍고 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 정도다. 이렇게 메뉴얼을 다시 읽을수록 카메라에 대한 내 이해의 깊이는 더해가는데 가만 생각하니 대체 내 삶의 메뉴얼은 어디서 구할 수 있단 말인가? 답답할 뿐이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