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022 HWP

 

인사동 갤러리에 그림 구경하러 나갔다가 서울 국밥집으로 맛집 찾는 사람들로부터 자자한 명성을 얻었다고 하는 『이문설농탕』에서 국밥 한 그릇 사먹었다. 설농탕이 맞으냐 설렁탕이 맞으냐는 검색을 통해 설렁탕이 표준어라는 것은 확인했는데 이 집 상호는 설렁탕이 아니라 설농탕이라는 것은 현장에서 확인했다. 다만, 회기동 너머 이문동(里門洞)이 아닌, 행정명으로는 견지동이라고 하는 인사동 골목에 『이문설농탕』이 터잡은 연유는 알지 못했고 설렁탕과 곰탕의 차이 역시 원래는 식재료나 조리방법이 다른 음식이었으나 요즘은 그게 그걸로 친다는 것을 네이버 지식으로 알았을 뿐이다.

 

설렁탕에는 예전부터 맛을 들이지 못해서 나는 도가니탕 한 그릇 시켜 국물을 떠 먹으며 1만 5천 원이나 하는 가격 그리고 명성에 비해서는 맛이 그저 그러네라는 생각을 얼핏 했는데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는다는 음식점 벽에 붙은 붓글씨를 보고서야 맛이 그저 그렇게 느껴지는 까닭이 내 입맛이 싸구려기 때문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베를린의 영웅 마라토너 손기정과 장군의 아들 김두한이 단골이었다는 전설같은 업력을 자랑하는 『이문설농탕』에는 점심 때가 제법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저 내 허접한 입맛이 문제였을뿐, 그 명성이 허언이 아님을 증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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