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2007. 12.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한반도 서남쪽 바다의 230여 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전라남도 진도군의 본섬인 진도(珍島)는 일 년 농사로 삼 년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만큼 농수산물이 풍부하다고 하여 섬 이름도 보배의 섬이란 뜻의 진도라 붙여졌다고 한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옥주(沃州)라는 이름도 같은 의미로 쓰여 지는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거제도 다음으로 큰 섬이고 반면 인구는 많지 않아 전라남도에서 세 번째로 상주인구가 적은 군이라고 한다. 서남 해안을 따라 흐르는 난류의 영향으로 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물다고 하니 사람 살기에 좋은 고장임을 알겠다. 지난 연말 진도 여행 길 어느 곳에서나 만난 야트막한 산비탈 아래 푸릇한 월동 배추밭과 대파밭을 바라보며 보배의 섬이라는 말과 옥주라는 말이 다 허언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이 나라 곳곳이 큰 눈과 올 들어 가장 기온이 낮았다는 겨울 추위로 야단법석인 사이에도 하얀 눈이 쌓인 밭고랑 사이로 대파가 싱싱하게 자라나던 진도.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몰래 대파 밭에 들어가 한 뿌리 쑥 뽑아 우적우적 씹어 먹고 싶던 욕심을 억누르느라 혼났다. 여행 뒤에 누구에게 들으니 비닐하우스가 아닌 생 밭에 겨우내 그냥 자라는 진도의 대파는 씹어 먹으면 단맛이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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