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 King’s Head, London, UK
2012. 5. 22.
낮술은 ‘마신다’라고 하기보다 '때린다'라고 해야 그 의미가 보다 확실해지는 것 같다. 그렇게 벌건 평일 대낮에 낮술을 때리고 있는 저 사람들은 할 일이 없어 펍(Pub)에 모여 낮술을 때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행색을 보아 짐작할 수 있듯 런던 중에서도 최고 요지인 메이페어(Mayfair)에 직장을 두고 있는 그야말로 멀쩡한 사람들이며 멋쟁이 런더너(Londoner)들이 저 속에 적지 않게 끼여 있다. 못 찍은 사진들을 두고 이런 저런 잡설들을 한참 늘어 놓다가 말끔히 지워버렸다. 저 낮술의 의미를 함께 고민해야 할 이유가 없는 나로서는 보아 즐거웠으면 그뿐이지 않겠는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겠다고 전라남도 순천시는 음식점에서 낮술을 팔지 못하게 하는 행정조처를 취했다는 뉴스를 보고 런던에서 담아온 오래된 옛 사진들과 잡문이 생각나서 다시 올린다. 며칠 전 영국에 거주하는 분으로부터 코로나19의 창궐로 영국의 나라 꼴이 말이 아니게 엉망이라는 전언을 들었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할 때 영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내 미리 짐작은 했고 일은 내 짐작대로 악화 일로로 풀려나갔으나 그건 그렇다 치고, 저 옛 사진들 속의 런던과 런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련하여 몇 자 남기지 않을 수 없다. 2021년 봄에는 저 런던 거리에도 따뜻한 햇살이 퍼지고 햇살 같은 사람들의 미소가 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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