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신흥사

Buddhist Temple Sinheungsa, Seoraksan Mt., Sokcho, Korea

2018. 8. 1.

 

지난 여름 무더위 중에 피서랍시고 속초 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속초 역시 더위를 피할 곳이 못되었다. 아침에 게스트 하우스를 출발해서 버스 타고 내설악에 갔는데 마음 같아서는 울산바위라도 올라가 볼까 하며 신흥사 경내를 한 바퀴 돌았더니 혹독한 더위에 만사가 귀찮아져서 나무 그늘 아래 한참 앉아 있다가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그날 하루를 다 보냈다. 땀이 많은 체질이라 여름 한 철 보내기가 곤혹스럽다. 그 여름이 가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는 추석 연휴를 보내며 지난 여름 그 무더위에 설악산 신흥사에서 담아온 못 찍은 사진들을 본다.

신흥사는 통일기원대불과 측면만 다섯 칸이나 되는 기념품 매점 같은 사찰에 꼭 필요하지 않은 군더더기 건물들은 모두 천왕문 바깥으로 밀어낸 이 나라 선찰(禪刹)의 모델하우스 같았다. 그럼에도 깎아지른 험한 설악의 산골자기 한 가운데 문자 그대로 햇볕이 쏟아져 어질어질한 자리에 터 잡아 사찰의 입지로 이만한 자리가 또 있을까 싶었다. 이 추석이 지나 설악산은 곧 단풍으로 물들어 가리라. 가을이 오면, 더위에 거친 숨을 고르던 설악산 신흥사 그 나무 그늘에 앉아 가을 바람 맞으며 엉킨 실타래 같은 일상은 잊고 아주 잠시 낮잠 한 숨 자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설악산 신흥사

Buddhist Temple Sinheungsa, Seoraksan Mt., Sokcho, Korea

2018. 8. 1.

 

배경음악

김광민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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