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델프트

Delft, the Netherlands

2012. 8.

내가 가본 유럽 도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네덜란드 델프트(Delft)를 빼놓을 수 없다. 델프트는 네덜란드 남부 헤이그와 로테르담 사이에 있는 도시로 유럽 중세시대부터 상공업이 발달했고 특히 델프트 블루라는 파란 염료를 쓴 전통 도자기 델프트웨어(Delftware)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내가 델프트를 찾아간 이유는 델프트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유명한 화가 베르메르가 나서 자라고, 작품 활동을 한 곳이자 죽어 묻힌 곳이기 때문이었다. 오늘날 베르메르의 작품으로 알려진 것은 채 40점이 안되고 그 중 풍경화는 「델프트 풍경」이 거의 유일한데 헤이그시립미술관에서 「델프트 풍경」 을 감상하고 다음 행선으로 델프트를 빼놓을 수 없었다. 델프트 시청 앞 광장을 사이에 두고 델프트 시청을 마주보고 서있는 신교회는 베르메르가 유아세례를 받은 곳이자 교회 내부에는 네덜란드 독립의 아버지 오렌지공 윌리엄(William I, Prince of Orange)의 묘소가 있다. 그리고 델프트 구교회에는 나이 마흔 셋 한창 나이에 요절한 베르메르의 묘소가 있다. 내가 델프트를 찾아간 날 요란한 소나기가 하루 종일 오락가락 했고 그날 델프트에서의 내 동선이 어땠는지 이제 잘 기억 나지 않지만 델프트 구교회와 신교회, 광장과 시청 등을 담은 사진이 내 못 찍은 사진 폴더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16세기에 탄생한 독립국 네덜란드의 역사와 깊은 인연을 가진 도시 델프트 그리고 17세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시대를 이끈 거장 중의 한 사람 베르메르의 작품 모두와 깊은 인연을 지난 도시 델프트에서 담아온 사진들을 하나 하나를 열어보니 역사와 예술을 접어두고서라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일구며 살아가는 도시 델프트의 소박한 풍경이 담겨 있어 그 따스하고 아련한 마음에 남겨보는 글이다.

네덜란드 델프트

Delft, the Netherlands on 25. 8. 2012.

 

 

Beethoven Sonata no.5 op.24 Spring - 2nd Movement Esther Abrami, Violin · Iyad Sughayer, Piano

 

'○ 유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의 빨간 풍차 물랭 루즈  (0) 2020.04.21
비행기 구름  (0) 2020.04.11
델프트 풍경  (0) 2020.03.13
네덜란드 풍차마을 잔세스칸스  (0) 2020.03.10
플란다스의 개를 찾아서 2  (0) 2020.03.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