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018 HUP

 

별칭인 자(字)로 왕소군(王昭君)으로 알려진 왕장(王嬙)은 기원전 1세기 중국 전한(前漢)시대 궁녀로 절세 미인이었는데 당시 황제 원제(元帝)가 강성한 북방 유목민인 흉노와 화친을 맺게 되자 본인 뜻과 아무 상관없이 흉노왕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다. 그때 왕소군의 착잡한 심경을 두고 후대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虬)가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제목의 시를 지었는데 그 중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는데 봄 같지 아니하네”라는 구절이 있다. 월요일 아침 편치않은 마음을 안고 출근하여 사무실에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데 봄 햇살이 기어이 빌딩 현관 문틈을 비집고 쏟아졌다. 내 마음이 편치않기로 봄이 봄 같지 아니할 까닭이 있겠는가? 주중에 봄 비 소식이 있고 주말에는 그 비를 머금은 나무들이 연두색 새싹을 내 놓으리라.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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