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샹젤리제
Champs-Elysees, Paris, France
2013. 5.
런던의 랜드마크들이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질 만큼 파리의 랜드마크들은 무엇이건 큼직큼직 했다. 근대 프랑스는 왕정과 공화정을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는 혁명과 반혁명이 격렬하게 충돌하던 나라였다. 반복되는 권력의 부침에 따라 사람들이 지은 것들도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한 흔적들이 파리의 랜드마크 곳곳에 남아 있었다. 호화로운 궁전과 드넓은 광장과 거리, 사위를 압도하는 기념탑들은 그것으로 프랑스 사람들의 자랑이었을 테지만 대단한 역사가 왕조를, 나라를 말아먹은 사례를 우리는 역사책의 행간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샹젤리제 거리에 비견될 만한 거리를 런던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왕조가 무너진 뒤에 들어선 공화국의 수도 파리 샹젤리제 거리는 넓고 길고 웅장하지만 비록 이름 밖에 남지 않았어도 살아 있는 왕국의 수도 런던 어느 곳에서도 샹젤리제 거리에 비견될만한 곳을 발견할 수가 없다. 아무려나 오월 봄 밤 바람에 샹젤리제 거리에 나부끼는 프랑스 국기 삼색기(Le drapeau tricolore)는 샹젤리제 거리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오! 샹젤리제.
'○ 유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콩피에뉴의 잔다르크 (0) | 2018.10.21 |
---|---|
피에르퐁의 추억 (0) | 2018.10.18 |
칼레의 시민들 (0) | 2018.10.16 |
함부르크의 문화 (0) | 2018.10.13 |
함부르크를 떠날 때 (0) | 2018.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