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서면 바닥은 나의 철없던 한 시절이 스며있는 곳이고 그 서면 바닥 옛 부산상고 자리 근처에 내 나이보다 한참이나 오래된 주점 마라톤집이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박찬일의 책을 읽고 알게 되어 한번 가봐야지 벼르다 이번 부산행에 그 집, 마라톤집에 가봤다.
오후 5시, 속칭 다찌석에 앉아 오뎅탕 시켜 놓고 벌써 이슬 두 병에 소리도 없이 젖어버린 내공 만랩의 혼술러를 곁눈질로 훔쳐보며 나는 소박하게 금정산성 산성 막걸리에 파전 한 판 시켜먹었는데 젓가락으로 파전을 떼어먹으면서 그래 파전은 이래 부치야지, 마! 이기 파전이다! 혼잣말을 되뇌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흠칫 놀랬는데 그 사이 살포시 내 앞에 놓인 써비스 오뎅탕에 감동하고 말았다.
밥집이 아닌 요즘은 발견하기 어려운 옛 술집의 업태를 간직하고 있는 무려 ‘since 1959’ 부산 서면의 마라톤집은 혼술러의 성지이면서도 한편으로 맛난 안주와 함께 속닥한 만남을 즐기는 술꾼들에게도 최적의 업소가 하는 느낌에 아낌없는 별 다섯 개를 쾌척하며 강추의 잡문을 남긴다.
부산 서면 마라톤집
2025. 11.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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