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선운사
2024. 10. 4.
전북 고창 선운사(禪雲寺)는 송창식이 「선운사」라는 노래로 만들어 부른 절이고 미당 서정주가 「선운사 동구」라는 시로 읊은 절이며 미학자 유홍준이 펜촉이 마르고 닳도록 아름다움을 설파한 절이라서 혹독한 무더위 올 여름을 견디고 맞은 이 좋은 가을 징검다리 연유 중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선운사 찾아갔다.
과연 서정주가 시로 읊은 선운사 동구(洞口) 즈음에 터 잡은 주차장에는 가을을 맞아 휴일을 맞아 절 구경 온 관광객들로 만차였고 주차장에서 선운사 일주문으로 천왕문으로 이어진 절 찾아 가는 길가에는 소문으로 익히 들은 꽃무릇이라고도 하고 상사화라고도 하는 붉은 꽃들이 가을 햇살 아래 지천으로 피어 어질어질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 강렬한 꽃무릇 붉은 색깔 때문인지 선운사 절 구경은 나도 모르게 건성 건성이었고 절 구경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나무그늘 아래로 이어진 데크 길을 걷다보니 내가 절 구경 한 것인지 꽃무릇 구경 한 것인지 잠시 헛갈리고 말았다. 선운사는 동백이 또 장관이라 하니 동백꽃 만개할 무렵 선운사를 다시 찾을지 모를 일이다.
전북 고창 선운사
2024. 10. 4.
배경음악: 전수연 「좋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