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집

2024. 1. 25.

언젠가 직장 동료들과 순대국밥 집에서 점심 식사 하던 중 언 놈이 순대국밥을 두고 남자들의 영혼의 음식 운운 감동의 일성을 토하던 기억이 난다. 그 소리에 속으로 흠칫하며 내 영혼을 순대국밥에 말아 드링킹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황당했다. 그런데 오늘 가끔 들려 식사 하는 돼지김치찌개 집에서 우리가 영혼의 음식 운운할 때면 모름지기 이 정도 음식은 되어 조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잡문을 남기려 한다.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곁에 자리 잡은 상호 그냥 돼지집이다. 주력 메뉴 통돼지두루치기는 육수 부은 냄비에 신김치와 양파 그리고 비계 좔좔 붙은 푸짐하고 넉넉한 돼지고기를 때려 넣은 후 테이블 가스불에 팔팔 끓여내는 것으로 대항밍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돼지김치찌개의 표준 인그리디언트, 표준 레시피 딱 그것인데 이 예사롭고 너무 익숙한 음식을 먹을 때 마다 맛있다를 연발하게 되니 모름지기 이 정도 음식은 되어야 대항밍국 사람이라면 불호가 있을 수 없는 바로 영혼의 음식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돼지집 공식 메뉴명 통돼지두루치기는 기본 2인 22,000원이고 돌솥밥은 1인 각자 나온다. 요즘 밥맛없는 밥집도 있어서 잘 조리된 돌솥밥도 돼지집의 추천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뜨끈한 돌솥밥을 양은 대접에 퍼 옮긴 후 돌솥에 찬물 부어 후식으로 누룽지 숭늉 즐길 준비 해놓고 대접에 잘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 끼얹어 밥 비벼 먹는 맛을 따로 부언할 필요는 없겠다.

성인 기준 기본만 시켜도 음식 양은 충분하겠고 쪼끔 아쉬운 감이 있다면 두부 반 모 2,000원 추가하면 그 또한 김치찌개에 두부는 국룰이쥬를 외치는 별미일 것이며 그래도 쪼끔 섭섭하다면 라면 사리 2,000원 추가하면 양으로 아쉬움을 1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나름 인기업소라 피크 타임 조금 피하면 주차공간 넉넉하고 업소 문 앞 버스정류장까지 지하철 석수역에서 출발하는 마을버스도 자주 다닌다. 잘 되는 집은 이유가 있다.

★☆

'○ 주당천리 · 혼밥식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갈치 생선구이  (0) 2024.07.28
장어 꼬리 마음껏 드세요  (0) 2024.07.10
부민옥 육개장  (0) 2024.06.26
배홍동 쫄쫄면  (0) 2024.06.09
종로할머니칼국수 vs. 찬양집  (0) 2024.06.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