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
The royal palace hall, Unhyeongung, Seoul, Korea
2024. 1. 7.
운현궁(雲峴宮)이라는 이름은 아주 어렸을 때 어른들이 듣던 라디오 드라마로 처음 들었고 그 라디오 드라마의 제목이자 원작이었을 『운현궁의 봄』이 일제강점기 소설가 김동인이 쓴 역사 소설의 제목이라는 것은 좀 더 커서 국어 시간인지 국사 시간인지 학교에서 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와 검색해보니 실질적으로 조선의 마지막 왕이었던 못난 임금 고종(高宗)의 아버지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 이하응이 권력을 장악하여 그 아들 명복이를 고종 임금으로 앉히기까지 과정과 집권 이후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며 나름 개혁을 펼치는 과정 등이 주 내용이라고 하는데 어릴 때 들은 라디오 드라마 플롯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 다만 소설 『운현궁의 봄』은 “... 흥선군을 영웅화함으로써 본격적인 역사소설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평가이다.
운현궁은 경복궁 광화문과 창덕궁 돈화문 중간 지점 현재의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자리 잡고 있던 이하응의 작은 개인 주택이었는데 이하응이 어린 아들 고종을 왕위에 앉히고 자신이 국정의 실권을 장악하게 된 1863년 이후 현재 남아있는 대규모 한옥 건물인 노안당(老安堂), 노락당(老樂堂). 이로당(二老堂)이 차례로 세워지고 왕의 아버지가 거주하는 곳이라 운현궁이라 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서울특별시 사적으로 일반 공개되고 있고 다만 운현궁 동쪽에 1912년 경 건축된 것으로 알려진 서양식 건물 운현궁 양관은 덕성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나로서는 서울에 터 잡고 살기 시작한 후 참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어린 시절 기억의 운현궁을 지난 주말에 찾아가봤는데 봄은 아직 멀고 운현궁 넓은 뜨락엔 전날 밤 내린 흰 눈만 쌓여 있었다.
운현궁
the royal palace hall, Unhyeongung, Seoul, Korea
2024. 1. 7.
배경음악
김광민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