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젠 부댕│베르크:출항하는 어선들│1890년│프랑스 랭스미술관

BOUDIN Eugène, Berck : le départ des barques,  Reims ; musée des beaux-arts

 

외젠 부댕(Eugene Louis Boudin)은 1824년 프랑스의 노르망디 해변 마을에서 태어났다. 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위해 파리에 머물거나 프랑스 여러 곳을 여행하기도 했지만 평생 고향에 거주하며 아름다운 고향의 바다와 하늘을 화폭에 담았다. 처음부터 직업적으로 그림을 배운 것은 아니었고 책방을 겸한 화방에서 일하다 나중에는 화방을 차렸으며 쿠튀르, 밀레, 쿠루베, 융킨트와 같은 그 시대 유명 화가들과 교유하며 창작활동을 했다. 그 이전 스튜디오 작업을 고집하던 화풍과 달리 화판과 이젤을 들고 야외에 나가 풍경과 풍경이 담은 빛을 그린 그는 후대에 인상파로 불린 일단의 화가들에게 선구와 같은 존재였다.

 

프랑스 노르망디의 바닷가, 선원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그가 보며 자라고 살아간 프랑스의 바다와 구름과 하늘과 빛의 화가였다. 그러므로 서구회화에서 19세기 인상파를 대표하는 작품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인상」은 부댕의 「부류타뉴 지방」이라는 그림과 닮아 있다. 1858년 열 여덟인 모네는 서른 넷이 된 부댕에게서 그림을 배웠다. 훗날 모네는 이렇게 회상했다.

 

부댕의 제의에 따라 나는 그와 함께 야외에 나가 작업하기로 했다...그제서야 베일이 걷히듯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린다는 게 어떤 건지...내가 진정 한 사람의 화가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외젠 부댕 덕분이다.

 

또한 모네는 가히 순간적이라고 할 만한 부댕의 스케치 솜씨에 매료되었다고 했다. 인상파 화가들의 대장격인 모네는 평생 부댕과 서신을 주고 받으며 교유했다. 부댕이 살아온 이력을 더듬어보면 그가 살롱전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했고 큰 상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그는 평생 고향 노르망디와 르 아브르 해변과 바다와 구름과 하늘과 가까이 살며 그 바다와 하늘과 구름들을 그렸다.


2006년으로 기억하는데 프랑스 랭스미술관 소장 작품을 테마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19세기 프랑스 회화 작품 전시를 구경했다. 당시 전시의 간판격으로 유리창으로 밀봉되어 특별 대접을 받은 앵그르의 작은 유화 작품은 내게 별 감동을 주지 못했지만 푸른 하늘 한 켠에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그 아래 거친 파도를 향해 담담하게 나아가는 돛단 어선들이 그려진 부댕의 「베르크:출항하는 어선들」이 내게 최고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 있어서 검색을 통해 접한 외젠 부댕의 삶을 정리하여 소개하는 간략한 글을 올린다.

 

외젠 부댕, 1890년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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