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쇠라 "그랑 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모사
after
Georges Seurat "Sunday Afternoon on the Island of La Grande Jatte" 1884 ~ 1886
2020. 10.
19세기 후반에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발했던 인상주의(impressionism) 미술은 그 시대 화학과 광학 등 색채와 관련된 과학 발달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것이고 그 정점에는 이 인상주의 또는 인상파의 한 갈래로 분류되는 점묘주의(pointillism) 또는 점묘파가 있으며 그 점묘파의 대표 화가가 조루즈 쇠라(Georges Seurat)이고 또 그의 대표작이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나는 오랫동안 쇠라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가을에 나로서는 제법 많은 품을 들여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을 모사하여 그려본 까닭을 솔직히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다만, 색채니 광학이론이니 인상주의니 점묘주의니 하는 것 다 무시하고, 그저 쇠라 원작의 형태에 집중하고 색채를 단순화 시켜가며 그림을 베껴 그리는 동안 재미있네, 하는 생각은 계속하였던 것으로 기억되고 완성된 못 그린 그림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보니 잘 알지도 못하면서, 흡사 내가 쇠라의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오늘 아침에 손목골절 수술 후 마지막 남은 실밥을 제거 위해 병원으로 출발하기 전에 지난 가을에 완성한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이 보여 폰카에 담았다. 남은 실밥은 손목에 흉터를 남기고 뽑혀 나갔고 병원 예약으로 조금 늦은 출근 후에 사무실에 앉아 아침에 찍은 폰으로 찍은 못 그린 쇠라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다. 손목골절은 흉터 외에도 어깨와 손목, 손가락 강직이라는 후유증을 남겼다. 다시 연필을 쥐고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