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근처
near Premier Inn, Edinburgh (South Queensferry) Hotel, Scotland, UK
2012. 6.
디지털 사진의 장점 중 하나는 사진이 언제 찍은 것인지 정확하게 이미지 정보로 기록된다는 것이다. 언제 뿐 아니라 어디서 찍은 것인지 좌표 정보로 기록할 수 있는 카메라도 이미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아직까지 일반 사용자에게 효용가치가 높은 기능은 아닌 듯 해서 널리 보급되는 것 같지는 않다. 위 사진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Edinburgh) 근교 퀸즈페리(Queensferry)에서 찍은 포스로드교(Forth Road Bridge)이고 사진의 이미지 정보가 표시한 사진을 찍은 시간은 밤 11시 23분, 자정이 가까운 시간임에도 아직 서산 노을의 잔영이 남아 있다. 서울 북위 37도, 런던 북위 51도 그리고 에든버러 북위 56도. 스코틀랜드 동쪽 내해인 포스만(Forth Bay)을 가로지르는 포스로드교는 하이랜드(Scottish Highlands)로 향하는 길목이고 북극해의 백야(白夜)로 향하는 초입이다. 지표로부터가 아니라 적도로부터 나는 참 높은 곳까지 올라가봤는데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하이랜드의 그림자만 슬쩍 훔쳐보고 하이랜드에 발을 들여 놓지 못했다. 아름다운 하이랜드의 그림자 속에 칠흑 같은 극야(極夜), 그 혹독함과 황량함의 흔적이어른거려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다시 남쪽으로 차 머리를 돌려 사 백여 마일을 내쳐 달려 돌아가야 하는 일정의 촉박함이 나를 재촉했던 것인지는 새카만 구름이 밤 하늘을 건너 하이랜드로 몰려가는 이 못 찍은 사진 한 장을 앞에 두고도 잘 알지 못하겠다. 그저 멀리서 듣는 나의 오랜 옛 노래만이 이 밤 내 마음에 삽상하게 내려 앉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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