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023. 6. 13.

 

수국(水菊) 앞에서

 

내가 가는 길은 세찬 빗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길이라 후두둑 후두둑 우산 위로 비 떨어질 때 흐벅지게 다발로 피어 오른 청보라 수국꽃 앞에 쪼그려 앉아 비가 하늘에서 떨어져 마음으로 내린다는 것을 안다.

그제야 내가 가야 할 길은 잘 보이지 않는 길이 아니라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빗 속으로 열린 길이라는 것을 7월 세찬 장마 속에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다발로 핀 수국 앞에 서서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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