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 부석사
2009. 1. 3.
Buseoksa Buddhist Temple, Yeongju, Korea
오래 전부터 경북 영주의 부석사에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서울에 기대 생업을 이어가며 짧은 주말 여행 이외 달리 여유를 쉽게 낼 수 없는 내 처지로 경상북도 내륙 산골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오랫동안 기회를 엿보다가 지난 겨울 칼 바람을 헤치며 찾아가 본 경북 영주의 부석사는 듣던 대로 아름다웠다. 다만 백두대간 산세에 몸을 의탁한 부석사의 겨울 해는 짧아 가파른 언덕을 올라 겨우 한 시간 남짓 경내를 둘러 보았을 뿐이다.
부석사는 이 나라 이름난 문사들을 매혹한 절이다. 나 역시 그들의 미려한 문장 속에서 부석사를 익히 만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부석사에서 내려다 보다 일몰의 그 유장한 아름다움을, 다른 이는 무량수전의 추녀 끝에 걸린 달을 바라보는 고요한 아름다움을 설파했다. 하지만 그들이 설파한 아름다움을 공감할 여유는 내게 없었고 그저 절간 곳곳에 가득한 국가지정문화재 구경하기에도 바빴다.
기우는 겨울 햇살에 떠밀려 천년 돌 이끼가 얹힌 당간지주와 일주문과 천왕문과 안양루를 거쳐 무량수전 앞에 서있던 시간, 사람들의 발길이 멈춘 순간을 기다려 마음 졸여 찍은 사진 몇 장과 함께 가파른 계단을 밟으며 돌아서는 발걸음이 아쉽지는 않았다. 겨울 허한 나목들을 배경으로 하늘로 솟은 절 간 추녀 끝은 아름다웠다. 기어이 돌아올 봄, 삼라만상이 봄 기운에 부풀어 오른 날 부석사는 또 어떤 얼굴로 사람들을 맞을까? 2009
경북 영주 부석사
2009. 1. 3.
Buseoksa Buddhist Temple, Yeongju, Korea
음악
꽃별
「철길 옆 작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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