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바스티유광장

Bastille Place, Paris, France

2013. 5.

 

작고하신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드자이너 앙 선생께서는 그 특유의 억양으로 패션을 빠숑이라고 발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을 듣고는 앙 선생님이 프랑스와 어떤 인연을 맺으셨는지 모르지만 패션하면 프랑스고 그래서 프랑스어로 빠숑이라고 발음하겠거니 했다. 그런데 지난 해 파리에서 찍어온 사진 몇 장을 들여다보다 정말 프랑스어로 패션을 빠숑이라고 발음하는지 문득 궁금해져서 구글 사전에 담긴 발음을 들어봤는데 아무리 반복하여 들어도 빠숑으로 들리지 않고 오히려 패션에 가깝게 들려 살짝 당황했다. 게다가 영어의 패션(fashion)에 해당하는 프랑스어는 모드(mode)가 더욱 적절한 것으로 확인되어 난감하기까지 했다.

 

파리여행 중 거기 별 볼 것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어이 찾아가고 싶었고 끝내 찾아간 바스티유 광장에서 우연히 내 카메라에 담긴 파리의 경찰 복장을 보니 미래 경찰이 현신한 것 같은 멋진 모습이어서 패션이건 빠숑이건 모드 건 간에 프랑스는 역시 패션의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 앞에 놓인 스쿠터가 살짝 옹색해 보이기는 하다. 아울러 이 사진 속의 경찰 복장은 아무래도 빠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자꾸 든다. 파리여행 중 바스티유광장 구경을 하고 싶던 이유가 있기는 했는데 가봤으면 된 일이지 보는 사람 아무도 없는 블로그에 왠 바스티유광장을 방문한 사연이냐 싶어 객쩍은 앙 선생에 대한 소소한 기억으로 대신하며 파리 바스티유광장 이야기는 이것으로 마무으리다.

'○ 유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해 바다  (0) 2022.09.29
개선문의 추억  (0) 2022.07.13
책받침 소녀  (0) 2022.06.10
퐁피두의 추억  (0) 2022.06.08
그랑플라스  (0) 2021.12.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