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14.
인사아트센터에서 농민화가로 알려진 화가 이종구의 1991년작 「UR-홍수」라는 작품을 보면서 우루과이 라운드로 알려진, 정부가 외국과 통상 협정을 맺어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면서 내놓은 각종 농민 대책에 대한 뉴스를 보시며 아버지가 역시 같은 뜻으로 “그래도 부칠 땅 뙈기라도 있던 사람은 형편이 나았던 사람 아니냐?”라고 혼잣말을 하시던 생각을 했다.
농협의 저리 영농자금이 학자금으로도 흘러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작고하신 아버지 말씀인지 아니면 다른 어디서 들은 것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농민들의 영농자금 부채 탕감 문제는 한때 9시 뉴스에서 자주 듣던 소식이었음을 기억한다. 노가다, 건설노동자로 생업을 일구셨던 아버지는 평생 단 한 푼의 은행 대출을 받지 못했다. 어디서 급전 끌어다 내 누나 학자금 충당하셨다는 이야기는 훨씬 뒤에 들었던 이야기다.
지난 주말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본 전시 타이틀은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리얼리즘의 복권』이었는데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민중의 화가, 광부의 화가, 농민의 화가들의 작품 앞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혼잣말을 기억한 까닭을 이 잡문으로 풀어내지는 못하겠다. 이렇게 우리의 지난날들이 오늘이 언제나 리얼 버라이어티인데 리얼리즘을 두고 복권을 하고 말고 할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전시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 · 리얼리즘의 복권
2016. 2. 14.
Exibition: EYE AND MIND OF KOREAN CONTEMPORARY ART II REINSTATEMENT OF REALISM ganaart insaartcentre
Insa Art Centre, Seoul, Korea
음악: 김광민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신학철, 마지막 농군, 1991
신학철, 지게꾼, 2012
신학철, 달밤, 2013
이종구, UR-홍수, 1991
황재형, 눈과 마른고추, 2007
황재형, 겨울잠 2, 2006
황재형, 도끼를 들다(연장=무기)
임옥상, 귀로, 1983
오치균, 사북, 1999
오치균, 고향, 2012
권순철, 성북동(심우장 근처),
1986 민정기, 청령포 관음송,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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