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UR-홍수, 1991
권순철, 성북동(심우장 근처), 1986
임옥상, 귀로, 1983

2016. 2. 14.

 

인사아트센터에서 농민화가로 알려진 화가 이종구의 1991년작 「UR-홍수」라는 작품을 보면서 우루과이 라운드로 알려진, 정부가 외국과 통상 협정을 맺어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면서 내놓은 각종 농민 대책에 대한 뉴스를 보시며 아버지가 역시 같은 뜻으로 “그래도 부칠 땅 뙈기라도 있던 사람은 형편이 나았던 사람 아니냐?”라고 혼잣말을 하시던 생각을 했다.

농협의 저리 영농자금이 학자금으로도 흘러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작고하신 아버지 말씀인지 아니면 다른 어디서 들은 것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농민들의 영농자금 부채 탕감 문제는 한때 9시 뉴스에서 자주 듣던 소식이었음을 기억한다. 노가다, 건설노동자로 생업을 일구셨던 아버지는 평생 단 한 푼의 은행 대출을 받지 못했다. 어디서 급전 끌어다 내 누나 학자금 충당하셨다는 이야기는 훨씬 뒤에 들었던 이야기다.

지난 주말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본 전시 타이틀은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리얼리즘의 복권』이었는데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민중의 화가, 광부의 화가, 농민의 화가들의 작품 앞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혼잣말을 기억한 까닭을 이 잡문으로 풀어내지는 못하겠다. 이렇게 우리의 지난날들이 오늘이 언제나 리얼 버라이어티인데 리얼리즘을 두고 복권을 하고 말고 할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전시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 · 리얼리즘의 복권

2016. 2. 14.

Exibition: EYE AND MIND OF KOREAN CONTEMPORARY ART II REINSTATEMENT OF REALISM ganaart insaartcentre

Insa Art Centre, Seoul, Korea

 

음악: 김광민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신학철, 마지막 농군, 1991

신학철, 지게꾼, 2012

신학철, 달밤, 2013

이종구, UR-홍수, 1991

황재형, 눈과 마른고추, 2007

황재형, 겨울잠 2, 2006

황재형, 도끼를 들다(연장=무기)

임옥상, 귀로, 1983

오치균, 사북, 1999

오치균, 고향, 2012

권순철, 성북동(심우장 근처),

1986 민정기, 청령포 관음송, 2007

 

'○ 아트 로그 > 어쩌다 전시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시아 아방가르드:혁명의 예술展  (0) 2022.02.23
활 쏘는 헤라클레스  (0) 2022.01.19
꽃밭에서  (0) 2022.01.04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0) 2022.01.02
문경폐광  (0) 2021.11.2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