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
2014. 8. 12.
년중 변화무쌍한 제주도 날씨 때문에 한라산 등산을 한다고 해서 꼭 백록담을 볼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10년 전 여름 중딩이었던 아들과 아내와 함께 제주도 여행 중 한라산에 올랐을 때 다행히 날씨가 좋아 한라산 백록담의 면모를 오롯히 보고 사진으로 담아올 수 있었다. 한라산 백록담 등산은 비교적 평탄한 코스로 알려진 성판악 코스를 택했고 하산은 같은 코스의 단조로움을 피한다고 관음사 코스를 택했는데 이 관음사 코스가 한라산의 절경을 품고 있어 진기한 구경거리이기는 했어도 경사가 무척 가파르고 거리도 멀어 아내와 아들은 아직도 한라산 얘기만 꺼내면 관음사 코스로 하산한 힘들고 고단했던 기억을 되살리고는 한다. 나로서는 그때만 해도 관음사 코스로의 하산이 체력적으로 그다지 부담스럽지는 않아서 무심한 남편, 아비로서 가족들을 공연히 힘들게 하지 않았나 미안한 생각이 잠시 들기는 하지만 한편 이 또한 가족들이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힘들지만 기억에 오래 남은 이벤트가 아니었겠나 그리 변명을 하고 싶기는 하다. 한라산 백록담에 담아온 못 찍은 사진 정리하는데 10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