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칼튼 힐, 에든버러 구 시가지

Calton Hill, Edinburgh, Scotland

2012. 6. 2.

 

칼튼 힐(Calton Hill)은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의 중심부에 있는 얕은 언덕으로 이 언덕에 서면 스코틀랜드의 왕궁인 아름다운 홀리루드하우스궁전(Palace of Holyroodhouse) 과 왕성인 에든버러성, 궁전과 성을 이어주는 구시가 거리 로열 마일(Royal Mile), 멀리 내해인 포스만(Forth Bay)을 조망할 수 있어 관광안내 책자에는 에든버러를 방문하면 꼭 찾아가야 할 장소로 추천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구시가는 어느 건물 따로 가리지 않고 통 채로 우리가 좋아하는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이다. 영국 남부에서 출발, 거의 쉬지도 않고 하루 종일 운전을 해서 저녁 무렵에야 도착한 에든버러에서 칼튼 힐 관광을 빼놓을 수 없어서 도착한 날 저녁 곧장 칼튼 힐에 올랐다.

 

이 칼튼 힐에는 스코틀랜드와 에든버러를 상징하는 중요한 기념물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스코틀랜드 기념탑(National Monument of Scotland)이라는 거대한 석조 구조물이다. 이 석조 구조물은 무척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석조의 마감 상태로 보아 파괴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건설 중인 건축물로 보기에도 너무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되어 있다는 느낌을 숨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반면 파괴가 되었건 미완성으로 방치되었건 남아 있는 기단과 열주, 서까래 만으로도 장중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어 이 건축물이 어떤 사연으로 이 자리에, 이런 모습으로 서 있게 된 것인지 무척 궁금했다.

 

여행 후 알아본 사연은 이렇다. 스코틀랜드 기념탑은 19세기 유럽 전체를 뒤흔든 나폴레옹 전쟁에 영국 군대의 일원으로 참전한 스코틀랜드 전몰자를 기념하기 위해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the Parthenon)을 모델한 설계로 1826년 공사를 시작했다 한다. 그러나 공사는 재원 부족 때문에 3년 만에 중단되고 말았고 그 후로 몇 차례 재개를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끝내 결실을 보지 못하고 미완성인 상태로 방치된 채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연을 가진 건축물이라면 우리 식으로 생각할 때 허물어 버리거나 어떻게든 완성을 보고야 말았을 터인데 어쨌든 저 건축물은 거기 그 자리에 그런 모습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찍어온 못 찍은 사진 한 장을 보며 영국식의 있는 그대로 둔다는 의미를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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