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서퍽 서턴 후
Sutton Hoo, Suffolk, UK
2012. 4. 1.
영국에서 찍어온 옛 사진 폴더를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려고 사진 찍은 장소인 서턴 후(Sutton Hoo)라고 검색을 해보았더니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이라는 책에 등재되어 있는 영국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유적 중 하나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1001 곳 중 적어도 한 곳은 내가 찍었구나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영국인들을 가르켜 앵글로색슨족(Anglo-Saxon)이라 하는데 이들은 지금의 독일 북부와 덴마크 지역에 터 잡고 살던 게르만족의 일파로서 영국 섬을 점령하고 있던 로마가 5세기 경 패망하자 배를 타고 영국 섬으로 건너가 정착하여 오늘날 영국인 다수의 조상으로 간주되고 있다. 서턴 후 유적은 영국 서퍽 우드부릿지(Woodbridge) 근처에 위치한 앵글로색슨족의 초기 고분 유적으로 20여 기의 고분이 발견되었으나 대부분은 중세시대 이미 도굴되었다 하며 이중 2기가 도굴되지 않은 온전한 상태로 남아 1939년 발굴이 시작된 이래 7세기 선박 유구는 물론 화려하고 정교한 투구, 검, 방패, 갑옷, 황금 벨트와 버클, 금화, 은 식기, 고급 직물 등이 발굴되었고 한다.
당초 발굴은 유적이 자리잡은 토지의 소유주였던 이디스 프리티(Edith Pretty)라는 사람이 바질 브라운(Basil Brown)이라는 고고학자를 개인적으로 고용하여 시작되었는데 발굴이 진행될수록 이 고분군이 엄청난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고분군이라는 것이 밝혀져 나중에는 영국박물관(British Mesume)이 발굴을 주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턴 후에서 발굴된 귀중한 고고학 유물들은 이디스 프리티가 영국박물관에 기증하여 - 영국의 경우 사유지에서 발굴된 역사 유물의 소유권은 그 토지 소유주의 것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우리 법은 어떤지 모르겠다. - 현재 영국박물관에 전시되고 있고 서턴 후에는 별도의 유적 박물관이 마련되어 발굴된 유물들의 복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 역사 유적 서턴 후는 영국 살 때 우리 집에 차로 2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영국이 좋아서 내가 원해서 영국에서 산 게 아니고 그야말로 어쩌다보니 얼떨결에 영문도 모른채 영국 주재원 발령을 받아 영국 생활을 하게된, 잘난 영국 국왕의 잘난 신민이 아니었던 나로서는 솔직히 서턴 후라는 영국 역사 유적지에 별 관심이 없었고 영국박물관에서 서턴 후에서 발굴된 그 진귀한 유물들을 직관했는데도 여기 있었네 하며 자세히 구경하지도 않고 쓱 지나치고 말았다.
그저 그해 4월의 날씨 좋은 휴일에 집 가까운 곳에 어디 놀러갈 곳 없나 검색하다 우연히 찾아간 곳이 서턴 후였고 그때 찍어둔 사진을 이제 겨우 정리하여 블로그에 남겨 놓는 것이다. 이제와 옛 사진들을 다시 살펴보니 서튼 후도 좋지만 확실히 영국 남동부의 화창했던 4월 그날이 내게 보석 같던 순간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든다.
영국 서퍽 7세기 고분 유적 서턴 후
Sutton Hoo, Woodbridge, Suffolk, UK on 1. 4. 2012.
BGM: Elga's Salut damour Op12 , violin Sarah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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