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공원
2023. 4. 8.
지난 토요일 자전거 타고 여의도공원에 가서 자전거 세워놓고 벤치에 앉아 보니 눈 앞에 흰꽃이 만개한 나무가 장관이었다. 문득 나무의 이름이 궁금해져서 가까이 다가가 나무에 붙은 팻말을 읽으니 우리 글로 야광나무라 되어 있고 라틴어로 쓰여진 학명도 같이 쓰여 있어서 나는 그저 외국에서 유래한 수종의 나무이려니, 그러나 참 아름답게 꽃을 피웠네 감탄했다.
그리고 어제 저녁 사진들을 갈무리하고 편집하려고 검색해보니 야광나무가 우리 전통 수종으로 사과나무의 친척뻘 되는 나무라 하며 봄에 사과나무처럼 흰꽃을 피우고 가을에 노랗고 빨간 아주 조그만 열매를 맺는데 그 열매의 맛이 사과처럼 달다고 되어 있었다. 그제야 사과나무가 이렇게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구나 처음 알았고 임금, 즉 토종 사과나무 꽃이 활짝 핀 과수원 풍경을 그린 화가 오지호의 「임금원」(林檎園)이라는 좋아하는 회화 작품을 떠올렸다.
얼마전 서울시장 오세훈이라는 자(者)가 지금 야광나무 만개한 여의도공원 북단 바로 저 자리에 제2의 세종문화회관을 짓겠다 발표했다고 한다. 문화회관 당연히 지어야 하는데 공원녹지를 늘리지는 못할 망정 공원녹지 자리에 건물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소위 보수를 주장하는 이 나라 정치하는 자들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한심했다. 싹 사라져 버리기 전에 자전거 타고 여의도공원에 자주 다녀오려 한다.
서울 여의도공원 파크원타워 근처
2023. 4. 8.
전수연 곡 · 연주 「봄 소풍 가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