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머싯 바스
Bath,Somerset, UK
2012. 10.
런던 중심부는 서쪽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와 동쪽 시티(City)라는 구역으로 양분된다. 시티는 보통명사이면서 또 런던의 특정 지역을 의미하는 고유명사다. 그래서 런던시티(London City)는 런던시가 아니라 런던 시티구역을 뜻한다. 이 시티 구역에 뱅크(Bank)라는 동네가 있는데 뱅크 역시 보통명사이면서 또 고유명사다. 공교롭게도 런던 뱅크는 영국중앙은행(Bank of Egland)이 자리잡고 있는 런던 금융중심지인데 이 동네가 템스강 북단 제방(bank)을 끼고 있기도 해서 어쨌든 이래저래 뱅크는 뱅크다.
영국에서 일할 때 동료 영국직원 고향이 클리브랜드(Cleveland)라길래 내가 아는 클리브랜드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라서 고향이 미국이냐고 물었더니 미국 클리브랜드가 아니라 영국 클리브랜드라 했다. 클리브랜드는 영어 고어로 절벽(Cliff)와 땅(Land)가 합쳐 생긴 이름이란다. 영국 클리브랜드가 미국 클리브랜드의 원조겠지. 그제야 미국이라는 나라가 영국 사람들이 세운 나라였지 하는 생각을 했다. 지도를 찾아보니 영국 북동쪽 꽤 위쪽에 자리잡은 도시였다. 영국 지도를 보는 내 눈에 링컨(Lincoln)이라는 도시도 들어왔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이라 그런지 몇해 전 바스(Bath)에서 찍어온 사진들이 눈이 들어욌다. 바스는 런던 서쪽으로 156km 떨어진 온천도시이자 영국의 대표적 휴양 도시인데 바스는 욕조라는 뜻 외에도 복수형으로 쓸 때 대중목욕탕을 뜻한다. 바스에는 로마시대 온천을 이용해 만든 대중목욕탕 유적이 남아 있는데 내 기억에는 로마시대 유적보다 시내를 관통하여 흐르던 에이본(Avon)강과 함께 흐르던 바스의 가을 정취가 못 찍은 내 사진 몇 장과 함께 더 강렬하게 그리고 아련하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