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 로그/어쩌다 미술관

몬드리안 이야기

the.story.teller 2021. 12. 3. 10:25

Piet Mondrian_Trees along the river_C. 1905_Kunstmuseum Den Haag, the Netherlands
Piet Mondrian_Trees on the Gein : Moonrise_1907_Kunstmuseum Den Haag, the Netherlands
Piet Mondrian_flowering trees_1912_Kunstmuseum Den Haag, the Netherlands

몬드리안 · 커다란 붉은 평면, 노랑, 검정, 회색의 구성 · 1921년 · 네덜란드 헤이그 시립미술관
Piet Mondrian · Composition with Large Red Plane, Yellow, Black, Grey · 1921 · Kunstmuseum Den Haag, Hague, the Netherlands

 

몬드리안(Piet Mondrian)도 네덜란드 사람, 더치(Dutch)다. 몬드리안은 추상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속한 유파의 창작물들은 건축과 디자인의 소재로 응용된 실용적인 예술이기도 했다. 지난 네덜란드 여행 중 몬드리안 컬렉션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헤이그시립미술관에 들러 아들을 몬드리안 작품 앞에 세웠더니 ‘이거, 나도 그릴 수 있겠는데요?’라고 했다.

 

몬드리안의 격자 무늬 패턴과 그 사이사이 강렬한 원색을 배치한 회화 작품은 물론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대한 미술가로 간주하는 이유는 그가 전에 없던 독창적인 미술품을 창작했기 때문이다. 예술 작품의 핵심은 그것을 표현의 기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창성(Creativity)에 있다는 것 즉,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아무도 하지 않을 일을 해낸 사람들이 바로 위대한 예술가라는 것을 아이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독창성이 어느 날 갑자기 횡재하는 것처럼 불쑥 생기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모색과 엄청난 노력과 끊임없는 시도 끝에 얻어지는 것, 너는 지금 이 미술관에서 그 과정을 생생히 보고 있는 것이라고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고 네덜란드에서 20세기 초에 일어났던 예술사조인 신조형주의의 현장이 여기 고스란히 남아있으니 너의 마음에 담아 두라고도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다. 올 해 만 13살인 아들은 미술관 순례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의 그런 감정을 약간의 투정에 섞어 표현하기는 하지만 그저 아빠가 좋아하니까, 아빠와 함께 하니까 미술관을 따라다니는 아직은 착한 아들일 뿐아다.

 

좀 더 많은 미술작품들을 보여주고 난 다음에 미술의 독창성에 대해 이야기해줄까 하지만 그런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로 돌아가면 내신이다 입시다 해서 미술관은 고사하고 아들 얼굴 쳐다보기도 쉽지 않을 때가 곧 다가올 것이고 게다가 아이는 미술의 영역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세월이라는 것 얼마나 쏜살같이 빠른가? 2012

네덜란드 헤이그시립미술관

Kunstmuseum Den Haag, the Netherlands

20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