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tory.teller 2020. 8. 24. 17:28

2020. 8. 23.

포털 사이트를 열어 봤더니 8월 23일 오늘이 처서(處暑)라고 알린다.  어제  토요일 종일 내린 비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기온은 높았으나 하늘이 열린 듯 화창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청량하기 이를 데 없이 느껴져 계절 변화에 맞춰 절기를 정한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었다.

올 여름은 장마라 하기에도 지나칠 만큼 한 달 넘게 계속 비가 이어져 감염병 코로나에 지쳐 엎어진 사람들에게 덮친 격으로 수해피해도 컸는데 그 비가 그치자 더럭 처서가 찾아온 것이다. 매사 자중해야 할 것을 장마 중에 무슨 만용이었던지 2주전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빗길에 낙차 하는 바람에 제법 부상을 입어 한동안 휴일에 자중하자 다짐했건만 처서가 찾아온 바깥 날씨를 보자니 엉덩이가 근질거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미니벨로를 몰고 한강 자전거길을 달리자니 긴 장마 중에 겪은 이런 저런 시름과 한숨이 처서에 부는 청량한 바람을 타고 사라지는 듯 했고, 이 바람에 실려 온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도 사라지고 수해에 피해를 입은 분들의 고통도 사라졌으면 했다.

처서에 내리는 비를 처서우(處暑雨)라 해서 여름 동안 잘 지어놓은 농사 망치는 비라고 한다는데 이번 주중 남쪽에서 또다시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만큼은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이 나라를 비껴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