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다반사

질투의 힘

the.story.teller 2019. 10. 17. 16:05

image source: www.clien.net/service/board/park/13957492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 하셨다. 2016년 겨울 밤을 밝혔던 광화문 촛불집회와 그로 인한 정권 교체를 추동한 힘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믿었는데 그것이 속단에 불과했다는 점을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 사태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물론 그곳에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부재하였다 믿지 않지만 그 힘이 다가 아니었다는 것, 어쩌면 그보다 더욱 강력한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내 눈에 그 엄청났던 에너지는 사돈에 팔촌에, 바람결에 날리는 한 줄기 지푸라기 같은 인연, 인맥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부여 잡고서라도 내 자식은 체육특기자로 명문대학교에 밀어 넣고, 의학 전문대학원에 밀어 넣으려고 기를 쓰거나 또는 그런 기회가 없다는 것에 분개하지만 나 이외 그 누구도 그런 짓을 했다면, 특히 그런 짓 안 할 것이라고 믿고 있던 자가 그런 짓을 했다면 실체가 아닌 의혹만으로도 인민재판을 통한 공개처형조차 마다 않을, 그것은 바로 무서운 ‘질투의 힘’이었던 것이다. 그 엄청난 질투의 힘에 편승하여 깨어있는 시민들은 2016년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었고, 그 질투의 힘을 무시한 대가로 깨어있는 시민들이 열망하는 이 나라 사법개혁이 동력이 다시 한번 꺾이게 된 것, 그것이 이 사태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고 이 지점에서 맺은 친구 하나 없고, 댓글도 거의 없으며 별 보는 사람도 없는 이 블로그에 그에 대한 소회 한 마디 정도는 남겨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걸어 놓는 잡문이다. 나에게도 그런 감정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지금 나는 질투라는 감정의 상태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기에 이 사태가 내게 더욱 황망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