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다반사

버스전용차선

the.story.teller 2019. 7. 9. 16:23

오늘 오후 업무 차 지하철을 이용하여 법원에 갔다가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는 시내버스를 탔다. 여름철에는 특히 지하철 타기가 꺼려져서 시간 여유가 있다면 버스를 타는 편이다. 지하철 노선 위로 열린 테헤란로는 교통체증으로 차량 통행이 원활하지 못했다. 서울 시내 주요 간선도로 중 하루 종일 체증인 곳 중의 하나가 테헤란로이리라. 그런데 테헤란로에는 서울 시내 여러 곳에 흔한 버스전용차선이 없다.
지금은 매우 엄중한 중대 범죄 피고인이 되어 준엄한 이 나라 법정 앞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이라는 자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당시 내 마음 속에는 그 자를 지지하는 마음이 단 1도 없었는데 내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이명박이라는 자를 열렬히 지지하기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속으로 ‘나보다 훨씬 잘 배우고 영특한 이 사람들이 장차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 곳간을 홀라당 훔쳐 먹을 이 도둑놈의 정체를 모르는 것은 어인 까닭인가?’ 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살면서 얼마나 수많은 판단 착오를 하고 있는가? 아마 내가 이명박이라는 자를 잘못 판단하는 것일 수 있다. 내 판단이 잘못되어 이 자가 대통령이 되면 정말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길 빈다.’ 하였다.
이명박이라는 자에 대해 당시 내가 판단 오류를 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여지를 남긴 까닭은 이 자가 서울시장으로 재직 중일 때 시행한 몇 가지의 치적 그 중 버스전용차선의 효과를 높이 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참 오랜 세월이 흘러 오늘 오후 체증으로 막히는 버스전용차로가 없는 테헤란로의 버스 안에서 그 치적이라는 것도 실은 별 대단한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했다. 테헤란로에는 버스전용차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