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당천리 · 혼밥식객

옛 생각의 칼국수

the.story.teller 2024. 11. 17. 16:14

부산 서면시장

2024. 11. 13.

부산 서면로터리 근처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40년 전 고등학교 때 서면시장 좌판 의자에 걸터앉아 사먹던 칼국수랑 막장에 찍어 먹던 순대 생각이 나서 서면시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서면로터리 일대 그리고 서면시장을 둘러싼 건물들은 옛 기억을 떠올리기 쉽지 않을 정도로 바뀌었는데 서면시장 건물과 안쪽 음식점 좌판들은 비록 쇠락한 모습이지만 부산 서면 중심가에서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 중 검색으로 인기 높은 칼국수집에 앉아 옛 추억의 칼국수 한 그릇 시켜먹어 봤다. 기름기가 1도 느껴지지 않는 칼국수의 맛은 토핑으로 올린 통깨의 맛이고 쑥갓의 맛이며 라면 스프를 풀었나 싶은 국물 맛이었다.

이제와 한 그릇 6,000원 주고 가벼운 요기꺼리로 그저 먹을 만은 하다 싶은 옛 기억의 칼국수가 그때는 왜 그렇게 맛있었을까? 변변한 외식거리가 없던 그 시절 내 수중의 돈 500원으로 맛볼 수 있는 드문 외식의 경험 때문이 아니었을까? 서면시장 칼국수 한 그릇 앞에 두고 옛 생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