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이야기

아들의 졸업장

the.story.teller 2024. 9. 13. 10:36

graduation gift from Rosehill Primary School, Ipswich, Suffolk, UK

2011. 7.

주재원으로 영국에서 살다가 귀국하여 아들의 중학교 전학 절차를 밟으면서 아들의 영국 초등학교(primary school) 졸업장이 없어 곤혹스러웠다.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졸업장을 주지 않았다. 전학할 중학교에 영국 학교에서 받은 성적표는 안 되겠냐 물었더니 절대 아니 되며 규정에서 정한 구비서류가 완비될 때까지 아이를 받아 줄 수 없다 했다. 어쨌든 없는 졸업장을 줄 수 없는 노릇이고 대체할 서류가 뭔지 알아보니 주영한국대사관에서 아이가 영국에서 적법하게 학교를 다녔고 졸업을 했다는 확인증을 받아 오라해서 결국 그렇게 서류를 만들어 제출했다. 구비서류의 완비가 아이의 교육받을 권리에 우선하는 것일까? 문제는 구비서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는 못한 부모 탓일 뿐이다. 사진의 곰돌이 인형은 아들이 영국 학교를 졸업하면서 학교로부터 받아온 졸업장 대용이다. 이 곰돌이 인형으로 졸업장에 갈음하면 아니 되겠냐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우리는 "쯩"이 있어야만 통하는 나라로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훌쩍 커버린 아들도 곰돌이 인형의 중요 부위를 나뭇잎을 가리는 따위의 장난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201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