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tory.teller 2023. 4. 7. 13:29

가브리엘레 뮌터, 큰 모자를 쓴 젊은 여인의 초상, 1909, 런던 코톨드 갤러리

2012. 4. 19.

 

몇해 전 뜬금없이 그림 그리기에 꽂혀 있을 때 그릴 그림의 모티브를 따거나 복제화를 그리겠다고 검색을 하다 알게된 화가가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미술가로 활동했던 독일 여성 가브리엘레 뮌터(Gabriele Münter)였다. 마침 그 즈음 재미있게 읽은 『1913년 세기의 여름』이라는 책에 가브리엘레 뮌터와 바실리 칸딘스키 사이 로맨스가 소개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그런데 뮌터에 대한 흥미가 커질수록 왠지 내가 그녀의 작품을 직관한 적이 있는 것 같아서 영국 생활 중 런던 코톨드갤러리(Courtauld Gallery)에서 찍어온 지난 사진 폴더를 열어보니 뮌터의 작품 「큰 모자를 쓴 젊은 여인의 초상」이라는 그림이 사진으로 남아 있었다. 전시 작품을 스쳐 지나간 것이 불과했지만 그 순간 짧은 순간 알지도 못하는 화가의 작품이 나름 인상 깊었던지 작품과 함께 작품을 해설하는 패널을 사진으로 남겨 놓았던 것이다.

뮌터와 칸딘스키의 로맨스와 결별에 대하여 지식사전이 전하는 사연을 읽으면 더러 칸딘스키가 떠났다거나 뮌터가 남겨졌다거나 하는 표현들이 보인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던 이제 내게 사진으로 남아 있는 뮌터의 작품 속 젊은 여인은 작품의 해설처럼 모던하고 과감하며 자신만만하다. 아무리 다시 봐도 ‘남겨진’ 여인이 그릴 수 있는 작품으로 보이지 않는다.

 

Gabriele Münter (1877-1962)

PORTRAIT OF A YOUNG WOMAN WITH A LARGE HAT

1909

Oil on board

This assertively modern and daring portrait conveys the woman’s self confidence; enhanced by her knowing smile and intense gaze. Münter later wrote, ‘the painting of portraits is the boldest and the most difficult, the most spiritual, the most extreme task of the artist’. Münter was a part of radical artists working in Munich, including  Wassily Kandinsky, with whom she founded the avant-garde group, ‘Der Blaue Reiter’ (The Blue Rider) in 1911.

“확실히 모던하고 과감한 이 초상화는 초상화에 담긴 이 여성의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든 걸 알고 있다는듯한 미소와 뚫어지는 눈길을 강조하고 있다. 훗날 뮌터는 “화가에게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은 가장 대담해야 하는 것일 뿐 아니라 가장 어렵고 정신적으로 힘들고 엄청나게 수고로운 작업”이라고 했다. 뮌터는 칸딘스키와 함께 독일 뮌헨에서 활동한 진보적 화가 그룹의 일원이었고 1911년 독일 청기사파를 결성한 화가였다.”

 

바실리 칸딘스키, 가브리엘레 뮌터의 초상화, 1905, 독일 뮌헨 렌바흐미술관

Wassily Kandinsky, Gabriele Munter, 1905, Lenbachhaus, Munich, Germany